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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설화에 나타난 실존 인물의 의미화와 전승주체의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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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구 설화는 조선 후기와 근대에 형성됐던 건달형 인물전설의 유형에 포함된다. 하지 만 보편적인 건달형 인물과 정평구의 생존 시기는 상당히 큰 격차를 보인다. 정평구는 비공 식적 담론에서 임진왜란 당시 비차를 개발한 인물로 이야기된다. 정평구는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신문에서 비차를 개발한 민족의 문화영웅으로 언급되었다. 반면 전북 김제를 중심 으로 전승된 이야기에서 정평구는 거짓말과 사기를 잘하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지역에서 전승되는 이야기 속에는 문화영웅으로서 정평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 김제 지역의 유학자 유재 송기면은 「정평구전」을 저술하였다. 「정평구전」을 통해서 당시 지역에서 전승된 정평구 설화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유재 송기면은 「정평 구전」에서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는 정평구를 시대와 접속하지 못한 비운의 인물로 형상화 하였다. 구비 전승되는 설화에서 정평구는 건달형 인물이 지닌 특질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 짓말과 사기, 정주성을 탈피한 이주성을 강하게 지닌 정평구는 어긋난 행위를 통해서 세상 과 갈등을 빚고, 웃음과 해학으로 세상을 유린하기도 한다. 또한 정평구는 다른 지역의 건 달형 인물전설을 흡수하여 자기의 이야기로 만들기까지 한다. 하지만 본 논문은 정평구 설 화를 보편적인 건달형 인물전설이 지닌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전승되는 지역의 특이성과 맥락을 지어서 의미를 분석했다. 이야기 전승주체는 정평구에게 문화영웅 이나 민중적 영웅, 이인으로서 모습을 요구하지 않았다. 과거부터 지닌 지역의 특이성에서 이야기 전승주체는 자신의 결핍을 수용하면서 세계와 대면하고, 그 과정에서 승리할 수 있 는 건달형 인물로서 정평구를 원했다. 이야기 속에서 정평구가 세계를 변혁하지는 못하지 만, 전승주체는 문학적 유희를 통해서 자신의 결핍을 충족하고 모순을 잠재한 세상을 인식 했던 것이다.

1. 머리말

2. 인물 담론과 주조된 형상

3. 설화의 전승과 선택된 인물상

4. 설화 속 인물에 투영된 전승주체의 의식

5.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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