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의 불교적 의미를 밝히고, 그 구비문학적 수용 양상을 고찰하고자 했다.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란, 보지 못하는 소경이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를 등 에 업음으로써 신체적 결핍을 해소하는 모티프를 가진 일련의 서사물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이 특수한 모티프는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발견되지만, 본고에서 주목한 대상은 소경 과 앉은뱅이의 협력 이후 보시 행위와 부처의 감응을 통해 두 인물의 신체적 결핍이 완전 히 해소되는 서사를 가진 작품군이라고 할 수 있다. 서사 분석에 앞서 우선적으로 서사를 이끌어 나가는 두 결핍된 존재에 대해 살펴보았다. 소경과 앉은뱅이는 여타의 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결핍을 가진 존재지만, 불교적 비유로 활용되면서 업, 윤회, 인과율, 인연, 연기 등의 원리와 밀접한 연관을 맺게 된다. 그 리고 ‘결핍-협력-획금-보시-결핍해소’의 순차적 구성을 가진 서사물로 정착하면서, 열반으로 나아가는 ‘해탈의 구조’를 성립시켰다. 곧,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는 불교적 맥락에서 봤을 때, 다양한 불교적 원리를 이야기에 내재시킴으로써 종교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교적 원리를 담고 있는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는 우리나라 구비문학으로 수용되면서 그 의미망이 변하게 되었다. 설화의 경우 ‘지성이면 감천이다’ 속담과 결합하면서 <지성이와 감천이> 유형을 생성시켰다. 전승과정에서 구연자가 구연상황이나 청중들에 따라 특정 모티프를 생략하거나 추상적인 형태로 대체하면서, <지성이와 감천이>는 다양한 서사적 변 개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불교적 맥락에서 멀어지면서 ‘협력’이 가지고 있는 윤리의식이 강조되었고, 이를 통해 전국적인 전승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사무가의 경우, <숙영랑 ? 앵연랑 신가>와 <데석님 청배>, 그리고 <혼쉬굿>의 후반 서 사에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가 수용되었다. 함경도 문화권의 서사무가에서는 필요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다른 작품들을 서사 안으로 견인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구비전승되 던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가 서사무가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사무가 에서는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에 나타나는 열반의 과정을 신의 좌정으로 단순히 대체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격이 일치하지 않는 등 신으로의 좌정
1. 서론 2. 소경과 앉은뱅이 서사의 불교적 의미 3. 구비문학적 수용 양상: 설화와 서사무가를 중심으로 4. 결론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