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차사본풀이> 저승여행담의 형성 연원을 탐색하기 위해 제주도무속의 망자천도 의례에서 구연되면서 저승차사의 존재양상을 보여주는 두 무가 <헤심곡>과 <차사본풀이> 를 비교 고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긴밀한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헤심곡>은 저승차사의 직무수행 내용을, <차사본풀이>는 저승차사의 좌정내력 을 풀이하므로 양자는 서로 원인과 결과의 관계에 있다. 둘째, 서술구조로 보면 양자는 ‘저 승이행-저승체험-존재전환’이라는 공통성을 갖는다. 셋째, <차사본풀이> 강림의 행적에는 <헤심곡>에 나타나는 차사와 망자의 행적이 공존하고 있는데, 저승여행을 앞두고 망자의 면모를 보여주던 강림은 여정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차사로서의 면모를 실현하면서 저승차 사로 좌정하게 된다. 그 결과 차사와 강림의 인물형상은 동일한 화소와 유사한 행동방식을 공유하게 되었다. <헤심곡> 사설의 근간을 형성하는 저승이행과 저승체험 모티프는 불교 재의식(齋儀式)에서 구송되는 <회심곡>이 제주도 무속에 수용되어 의례의 절차로 자리 잡 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숙지되었을 것이다. <차사본풀이>는 <김치(金緻)흥덕현감설화>를 수용하여 서사의 기본구조를 마련하고 <헤심곡>의 내용을 대폭 받아들여 확장 심화함으로써 ‘저승여행담’은 물론 ‘저승차사 좌정 담’이라는 서사유형을 창안하기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헤심곡>과 <차사본풀이>의 연 행맥락이 저승차사의 존재양상이 부각되는 망자천도의례이며, <헤심곡>의 인물형상· 사 후(死後) 존재방식· 세계관념이 <차사본풀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 은 양자의 긴밀한 관련성을 구체화하는 결정적인 단서인 것이다.
1. 머리말 2. <헤심곡>과 <차사본풀이>의 서술구조 3. <차사본풀이>와 <헤심곡>의 관계양상 4. <차사본풀이>의 저승여행담과 <헤심곡> 5.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