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를 통해 학계에 처음 소개되는 신자료인 태평판 <춘향전>은 극단 태양극장의 배우 들이 대사를, 판소리 창자 김남수가 창을 맡아 녹음한 음반극이다. 일부 신문 광고나 음반 표지에 그 갈래가 창극으로 소개되기도 했으나, 여타의 창극 음반과 비교해볼 때 판소리 창 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바, 현재 통용되는 갈래 범주에 따르면 창극 음반보다는 연극 음반에 가깝다. 이 음반은 1933년 5월 말, 오사카로 공연을 떠났던 태양극장 단원들이 그 일정에 겸하 여 근처 니시노미야에 위치해 있던 태평레코드 본사에서 취입한 것이다. 녹음 당시 이소연 이 이도령 역, 석금성이 춘향 역, 양백명이 방자 역, 최승이가 향단 역, 강석제가 춘향모 역, 이동호가 본관 역, 유장안이 운봉 역, 김진문이 임실 역을 맡았으며, 음반은 같은 해 9월에 발매되었다. 한편 김남수는 판소리 명창 김소희의 이모로, 이 작품의 ‘이별편(하)’에 수록된 창을 통해 송만갑을 직접 사사하였거나, 또는 송만갑 계열의 소리, 더 넓게는 동편제 계열 의 소리를 학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남수가 이 녹음에 참여한 계기와 관련해서는 그가 태평레코드에 소속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태평판 <춘향전>의 갈래적 성격을 고려해 구성, 인물, 대사를 중심으로 그 특징적 면모 를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태평판 <춘향전> 음반은 광한루편-춘향집편-이별편-옥중편 -출도편의 구성으로 되어있는바, 그 편명만 보면 만남-사랑-이별-수난-재회로 설명되는 춘 향전 일반의 구성과 유사하다. 그러나 작품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서사 전개의 구심점이 되 는 중심인물이 춘향이 아닌 이도령으로 바뀌어 있는 차이가 있다. 특히 옥중편의 경우 춘향 이 변사또의 강압에 항거하는 장면이나 옥에 갇혀 이도령을 그리는 장면이 모두 생략된 채, 바로 이도령과 춘향의 옥중 재회에서 극이 시작된다. 태평판 <춘향전>은 이도령이 광한루 에서 춘향을 보고 반하여(광한루편)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인연을 맺었으나(춘향집편), 아버 지의 승직으로 춘향과 이별하였다가(이별편), 옥에 갇힌 춘향을 잠시 만난 뒤(옥중편), 변부 사의 잔칫날 출또하는(출도편) ‘이도령의 이야기’로, 철저히 이도령을 중심에 둔 구성에 그 특징이 있다. 한편 태평판 <춘향전>의 인물을 살펴보면, 자극적인 대사와 행동을 수반한 춘향
1. 머리말
2. 태평판 <춘향전>(1933)의 녹음 경위
3. 태평판 <춘향전>의 특징적 면모
3.1. 구성: 광한루편-춘향집편-이별편-옥중편-출도편,
이도령 중심의 장면 구성
3.2. 인물: 월매의 부각, 춘향의 약화
3.3. 대사: <옥중화>, <고본춘향전> 소재 재담의 대거 차용
4. 태평판 <춘향전>의 의의
5.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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