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판소리에서 19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판소리사에 나타난 명창은 전부가 남성이다. 전기 8명창과 후기 8명창 그리고 근대 5명창에는 여성이 한 명도 들어 있지 않다. 본래 판소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며, 여성이 판소리를 하는 법은 없었다. 판소리 공연을 주도한 계층은 재인, 광대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巫業에 종사하는 집안 출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송만갑의 제적등본을 통하여 그가 巫系 출신임을 분명하게 밝힌 적이 있다. 이는 그의 제적등본 윗면에 ‘巫’라고 표시된 데서 알 수 있었던 것인 바, 代를 이어 명창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 집안이 무계 출신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로써 宋門一家의 출신 성분을 분명하게 확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판소리의 중시조로 평가되는 송흥록이 巫系 출신이라는 사실 그리고 巫系 출신의 ‘동간네’가 아닌 양반 출신의 광대를 별도로 ‘비가비’라 일컬었다는 사실 등을 통해 볼 때, 조선조 판소리 명창의 대부분이 巫系 출신이라고 보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巫業은 주로 부인의 몫이었으며, 부인과 함께 巫業에 종사하지 않는 남성 가운데 일부가 판소리 창자의 길로 들어서서 명창이 되는 것이 전통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1. 머리말
2. 여류 명창의 등장과 활동 양상
2-1. 여류 명창의 등장과 그 배경
2-2. 여류 명창의 활동 양상
3. 여류 명창이 판소리사에 끼친 영향
4. 여류 명창의 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