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末淸初시기 ≪西廂記≫, ≪水滸傳≫ 비평으로 잘 알려진 金聖嘆 (1608-1661)은 先秦부터 宋代에 이르기까지 고대 산문 명편 355편을 뽑 아 選集을 만들었다. 선집의 이름은 ‘천하의 才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즉 天下才子必讀書라 지었고 원문의 서두와 중간에 자신의 감상 과 평가를 함께 실었다.2) ≪천하재자필독서≫는 김성탄이 죽기 전 이듬 해인 1660년(順治17년, 53세)에 완성되었다.3) <讀第六才子書西廂記法> 에서 김성탄은 ≪천하재자필독서≫의 편찬과정을 언급했는데4) ≪서상기 ≫ 비평을 완성한 때가 1656년(順治13년)인 점으로 보아, ≪천하재자필 독서≫의 초기 형태는 적어도 1656년 이전인 그의 나이 49세 이전에 잡 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천하재자필독서≫는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 기까지 최소 오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였기 에5) 이 선집은 작품의 선별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김성탄의 창작관과 비평관이 두루 담겨 있다. 김성탄의 벗 徐增(1612~?)은 ≪천하재자필독 서≫의 序文에서 ‘聖嘆絶筆之書’라 평했고, 또 순치황제도 김성탄의 선집 을 보고 ‘古文高手’라 극찬한 바 있다.6) 이처럼 편선자의 노력과 타인의 높은 평가가 존재함에도 김성탄이 엮은 산문 선집이 오늘날 그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1. 들어가는 말 2. 비평가의 영역 확장 3. 원문 가공의 세 가지 특징 3.1 사실과 허구 3.2 문장의 정련 3.3 통일된 구성 4. 나가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