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다루는 漢代의 樂府民歌는 宋代 郭茂倩(1084전후)이 편집한 『樂府詩集』이라는 텍스트를 통하여 전해진다. 본래 「樂府」는 前漢의 武帝(B.C.140-B.C.87재위)때 설립되었다가 哀帝(B.C.6-B.C.1재위)때 폐지된 漢代 관청의 이름이다. 약 100여년간 존재하였던 樂府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무엇보다도 음악과의 관련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樂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음악을 관장하면서 음악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는데, 음악의 측면 못지 않게 中國文學史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비중이 주어지는 것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歌辭성분의 중요성 때문이라 하겠다. 바로 이 글은 樂府에 의하여 남겨진 당시 민가의 가사들이 성격상 시초부터 문자로 기록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이른바 古辭가 본래부터 구전되었던 원형이 아닐 가능성, 그리고 그러한 원형이 문자기록 이전에 구전되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문학적 환경 등에 관하여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목적을 지닌다. 아울러 이미 문자로 기록된 漢代 樂府民歌의 古辭가 이후로도 얼마간 변형의 과정을 맞이하였다는 점을 몇몇 典籍을 통하여 확인한 뒤, 魏晉시대와 맞물린 전승관계에 대해서도 간략히 고찰하고자 한다. 바로 이 글이 試論임을 표방하는 까닭은, 현존하는 구전양식을 확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형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에 있으며, 따라서 상상력에 의거한 원형 복원보다는 일반적인 구전문학의 배경과 구체적 변형의 실례를 고찰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