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른스키는 “우언은 철학적 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철학’이라는 말에서 ‘추상적 개념’라는 의미와, ‘시’라는 말에서 ‘형상적 이미지’라는 두 가지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우언은 하나의 글 속에 ‘형상사유’와 ‘추상 사유’라는 양자의 지향성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다. 우언은 ‘시학’의 영역에 속하면서도 ‘수사학’의 영역 속에 있다. 운문의 형식을 빈 우언을 ‘萬言詩’라고 할 수 있는데, 우언은 시의 속성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 詩意와 寓意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고, 형식면에서도 확산보다는 압축 형태를 취하고 있는 점에서 양자는 상호 근접해 있다. 기실, 희랍 및 서구우언은 대부분 시가체로 되어 있다. 인도우언은 운문과 산문이 혼합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도 우언시가 있는가 라는 원초적인 물음을 하게 한다. 그동안 중국우언학계는 주로 산문체 우언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고, 우언시에 대한 정리 및 연구가 미흡하였다. 혹자는 ‘우언’을 정의하면서, “우언은 산문체로 써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이는 ‘우언시’ 자체를 부정하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우언시를 논의하려 한다면, 마땅히 우언시의 존재 사실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우언’과 ‘우언시’가 어떻게 다른가, 형식적인 차원, 아니면 본질적 차원에서 변별해 하는 지를 진지하게 탐색해야 할 것이다. 중국 우언은 산문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가체 우언도 상당 수 있다는 가정과, 馬達 등이 편집한 《中國古代寓言詩選》(新疆人民出版社, 1988)에 수록된 219명 작가의 414首 작품을, 선집 기준의 엄격성 여부를 떠나 객관적 실체로 인정하려는 관점에 출발하여, 우언시의 이론적 근거와 본질에 대한 규명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의 역대 시인들은 우언시에 대하여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가? 우언시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 문제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1. 서론
2. 중국 우언시의 이론적 배경--‘易象’ㆍ‘賦比興’과의 관계
3. 우언시의 존재적 조건
4. 다른 詩歌와의 대비
5. 결론
〈參考文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