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에 나타난 변형된 시간성의 의미

본 논문은 비디오 아트를 통해 구현되는 시간들이 여러 가지 방식에 의해 조작되고 변형되는 방식과 의의를 살펴봄으로써, 비디오 아트가 지닌 가 장 근본적인 속성으로서의 내재적 시간성이 어떻게 의미 변화를 겪어왔 으며, 그것이 인간주체의 신체 및 지각에 어떤 관계를 갖는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연속적이고 미분화한 상태의 아날로그 방식을 벗어 나 불연속적인 디지털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시간에 대해 과학적, 심리적 으로뿐 아니라 그것을 재현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를 겪고 있는 오 늘날의 뉴미디어 아트에서의 시간 이해이기도 하다. 현대미술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매체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이미지 를 얻게 되었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간을 구현하게 되었는데, 그에 수 반되는 시간 경험(time-experience)과 시간 의식(time-conciousness)에 대 한 다양한 반응과 표현들은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 입각해 복잡하게 전개 되어 왔다. 현대에는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사주의적 질문보다 “우 리 인간이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으며, 또한 어떻게 그 시간의 경험 을 의미 있고 일관된 전체로 구성해내고 있는가”로 관심을 옮기게 되었는 데1, 비디오 아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시간의 문제는 ‘시간 그 자체’가 아니 라, 시간에 대한 경험적이며 현상학적인 감각, 즉 ‘경험된 것으로서의 시 간’과 ‘체험된 시간’으로 의미를 갖는다. 최근 들어 시간의 조작 및 변형을 이용하는 방식은 비디오 아트의 트 렌드처럼 되어 많은 작품들을 통해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을 왜곡시킴으로써 정상적인 영화적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작품들과, 슬로 모션(slow motion)의 방식을 주로 사용하지만 그것을 만들어 내는 방식과 의도가 다른 작품들을 예로 들어 각 작품의 시간 조작의 의미의 차이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이에 앞서 먼 저 영화, TV, 비디오의 관계와 그것들이 지니는 시간의 문제, 그리고 비디 오 아트에서 구현된 시간의 가치와 의미를 살펴보며, 비디오를 영화와 구 별시키는 ‘real-time’에 대해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