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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인간의 몸-죽음과 삶을 말하다… 火葬 혹은 化粧 : 김훈의 단편소설 ⌈화장⌋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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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만 90년을 사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를 지극히 사랑하지도 따르지도 않았던 손주 열 명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난 나는, 가장 많이 그리고 자 주 할머니의 죽음의 과정을 함께 했다. 인간이 죽을 때 단 한 톨의 밥알도 몸에 지니고서는 이승을 떠나지 못한다는 것을, 자식이 (조)부모의 임종을 지킨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죽음의 과정이 누구보다 당사자에게 대단히 길 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20여 년 전, 친구 오빠의 죽음을 같이 슬퍼해 주면서 화장장까지 따라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친구 오빠는 5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겨우 티슈 한 통 분량 의 재로 돌아왔다. 나는 할머니의 이마를 만지고서야 할머니가 비로소 냉동실 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제는 정말 마지막 대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족 들의 울음과 눈물이 채 그치고 마르기도 전에, 정확히 50분 만에 할머니는 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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