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 전 ⌈광고PR실학연구⌋의 편집위원장과 술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술기 운이 어느 정도 돋자 기다렸다는 듯이 ⌈광고PR실학연구⌋에 서평을 하나 써 달라 고 협박성(?) 가까운 부탁이 들어왔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나도 술기운에 승낙을 했던 모양이다. 그러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엊그저께 다시 편 집위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평 잘 쓰고 있냐고? 열흘이 지난 그제서야 술 이 번쩍 깨는 거 같았다. 큰일 났다. 노안이 왔다는 이유로 책을 안 읽은 지도 깨 나 오래되는데, 그렇다고 서평을 쓰기 위해 이제서야 책을 새로 사서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슨 서평을 쓰지? 연구실 책장을 뒤적이며 반나절을 시름했다. 그러다가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 책장의 맨 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앨리스와 잭트라우 스(Al Ries & Jack Trout)가 쓴 ⌈마케팅 전쟁(Marketing Warfare)⌋이다. 이 책 을 보자마자 25여 년 전 햇병아리 광고인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내게 ⌈마케팅 전쟁⌋은 같은 저자가 쓴 ⌈포지셔닝 (Positioning)⌋, ⌈마케팅 불변의 법칙(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 등과 함께 초짜 광고인 시절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준 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