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연극치료의 특정방법론이나 사례를 다루기보다는, 연극치료 내지 연극치료사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자세가 무엇인가에 대한 또 하나 의 자기점검이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타자의 윤리’를 통해 인간이 세계와 교류하고 대화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에마누엘 레비나스의 생각 및 연 극의 제의적, 생산적 측면을 ‘리미널리티(liminality)’라는 개념으로 거듭 강 조한 빅터 터너(Victor Turner)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연극치료에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놀이/역할의 문제는 인간의 삶과 밀 접한, 인간의 삶의 연장으로 바라보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일찍이 인간의 삶을 ‘제의’와 ‘놀이’라는 두 개의 키워 드로 접근했던 빅터 터너(Victor Turner, 1920~1983) 또한 현재 연극치료의 정체성 및 방향성을 굳힐 수 있는 또 하나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터 너는 사회문화적인 여러 과정들이 작동하고 만나는 모든 지점에는 언제나 ‘연극(제의)’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정치와 종교를 포함한 모든 사회 적 과정은 기존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위반의 과정부터 위기, 교정, 화홰 그리고 마지막 동의의 과정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를 통해 수정되고 보완되며 또 완성된다. 이것이 바로 터너가 강조하는 사회극이다. 이러한 사회극의 과정 가운데 연극치료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교정단계이다. 이 단계는 기존 질서에 대한 단순한 이의제기 단계에 서 벗어나 이전의 가치들과 동시에 이후에 도래할 가치들에 대해 객관적 거리를 갖고 생산적인 극복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다. 터너는 이러 한 일련의 경험을 리미널리티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그것은 사회극에 참여 한 제의의 주체들이 이전까지 그들이 갖고 있던 일련의 사회적 가치들이나 관계들, 의무와 권리가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상태이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어떤 것을 위해 지금까지 그들에게 친숙했던 이 요소들을 적어도 다 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양태로 결합시켜봐야 한다는 필요 성을 느끼는 공간이다. 이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는, 그러면서 아직 정해지 지 않은 어떤 것을 위해, 기존의 질서들이 순간적으로 무너지거나 최소한 흔들리는 리미널리티 상태에서, 제의의 주체는 “자기 자신의 주체이자 동시 에 객체”가 된다. 이러한 놀이, 그리고 그 안에서 얻어지는
Ⅰ. 서론: 계속되어야 하는 자기점검, 그 필요성 Ⅱ. 본론: 연극치료의 생산적, 긍정적 토대 1. 빅터 터너의 제의/놀이와 리미널리티(liminality), 그리고 연극치료 2.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학’과 연극치료 Ⅲ.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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