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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역의 세계와 동아시아적 사유의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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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인식은 동아시아적 사유의 밑바탕에 깔린 근본 체험이다. 그리고 有와 無는 이러한 천지만물의 변화와 순환을 보요주는 핵심적 기호들이다. 양자는 각기 有爲, 有欲, 已發 또는 無爲, 無欲, 未發 등의 개념들로 변주되면서, 끊임없이 순환, 유행하는 세계 속에서 待對관계를 이루고 있다. 『주역』은 사물의 다수성, 존재의 상호성, 세계의 순환성을 64괘의 배열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陰陽、動靜、有無는 이러한 易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장치들이다. 한편 『주역』은 易象(드러난 현상)을 잉태하고 뿌리(本)인 형이상의 세계, 고요함(靜)의 세계, 易理의 세계를 함께 품고 있다. 그리고 有無、體用、本末 등의 짝들은 不離不雜 하면서 내적 질서를 만들고 세계를 지탱한다. 變易과 不易의 공존이라고 하는 『주역』을 읽는 전통적 코드는 이러한 순환, 변화하는 세계의 항구성에 대한 표현이다. 또한 노장이나 송명리학에서 말하는 無爲와 有爲, 未發과 已發, 性과 情의 父易에도 이미 존재의 상호작용과 세계의 순환성에 대한 긍정이 놓여있다. 여기에 담긴 天人合一의 이념은 자기동일성, 존재의 고립, 배타적 소유욕을 극복하고, 자연주의와 인간주의를 조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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