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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이행론(移行論)으로서의 『판단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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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미학이 취급하는 주제의 확대와 함께 『판단력 비판』이 주목받고 있다.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볼프 학파인 바움가르텐 이후의 Ästhetik의 용법에 변경을 가하고 있다. 지성과 감성의 차이를 판명함의 정도 차이라고 여긴 볼프학파의 주장에 따라 바움가르텐은 Ästhetik을 「하위 인식능력의 논리학」 또는 「하위인식론」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비판기의 칸트는 지성과 감성의 구분을 판명성의 정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형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자는 인식의 능동성에 후자는 수용성에 관계한다는 것이다. 『순수이성비판』에서 칸트는 Ästhetik의 의미를 진정한 학문일 수 있는「감성론」에 한정시키고, 아름다운 것, 미학과의 관계를 배제시킨다. 이 시기에 칸트는 취미판단에는 아프리오리한 법칙이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다. 『실천이성비판』에서 Ästhetik의 의미는 감성적 직관을 다루는 「감성론」이 아니라, 감정(Gefühl)을 다루는 「감정론」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실천이성비판』에서의 「쾌․불쾌의 감정」은 어디까지나 욕구를 규정하는 한에서의 것이고, 따라서 『판단력비판』에 따르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쾌적한 것」에 해당한다. 『판단력비판』에서 Ästhetik와 ästhetisch는 구분된다. 전자는 『순수이성비판』의 「감성론」을 지시하기 위해, 후자는 「판단」이라는 용어를 수식하는 형용사로서, 쾌․불쾌의 감정에 관계하는 판단을 지시하기 위해 사용된다. 칸트는 이렇게 함으로써 Ästhetik을 둘러싼 경합을 해소시킨다. 『판단력비판』 서문에 따르면, 이 비판의 구상은 「인간의 마음 속에 촉발된 체계적인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취미」에 대한 주목은 사실상 「체계적인 것」에 기초하고 있다. 『판단력비판』에서는 「반성적 판단력」을 매개로 자연과 자유, 쾌적한 것과 선한 것, 미의 무관심성과 경험적 관심 사이의 이행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 비판서의 가장 핵심적인 체계적 통찰이다. 이 이행은 궁극적으로 외부와 관계하면서 외부의 것을 내부로 변환시키는 동적인 과정, 즉 타율적인 것으로부터 자율적인 것으로의 이행에 의해 이루어진다.

1. 『판단력 비판』 전사(前史)에 있어서 Ästhetik

2. 『판단력 비판 』에서 Ästhetik 과 ästheti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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