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는 자신의 계보학을 진리의 계보학이라고 칭할 정도로 진리를 중요하 게 생각했지만 진리를 부정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러한 평가는 그가 진리에 대해 논의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진리이론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푸코는 전통적 진리이론 이나 혹은 진리에 대한 전통적 개념 자체가 인간의 담론적 실천에서 결과한 또 하 나의 구성물이지 특권적 지위를 가진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 로 푸코는 통합된 진리이론을 정립하거나 제시할 당위를 느끼지 않는다. 진리에 대한 일반이론을 제시하려는 의향이 전혀 없었던 푸코는 진리에 대해 여러 수준에서 다양한 개념을 구사하면서 진리라는 말을 사용한다. 때로는 진리의 규준 을 제시하려는 듯이, 때로는 진리가 어떻게 성립하는지를 보여주려는 듯이, 때로는 진리의 변화가능성을 지적하려는 듯이, 때로는 진리의 유용성이 무엇인지를 알려주 려는 듯이. 때로는 진리의 인식적 위상을 강조하려는 듯이, 때로는 진리의 한계를 드러내려는 듯이. 푸코가 진리라는 말을 이토록 다양하게 사용한 것은 표준으로서 명료하게 표현되고 기능할, 통합된 진리 개념을 제시하기 보다는 진리와 관련해서 그 때 그 때의 맥락에 따라서 필요한 효과를 창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진리에 대해서 푸코가 가장 견제하고자 한 개념은 대문자 T의 진리Truth, 객관적 진 리, 절대적 진리이다. 푸코는 자신이 제시하는 진리가 2500년 동안 철학이 추구해왔 고 오늘날 강단철학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진리와 유사하게 여겨지는 것을 거부한다. 대문자 T의 진리가 아닌 진리에 대한 푸코의 논의는 일반적 진리이론의 틀에서 보았을 때 어떤 위상과 특징을 갖는지를 밝혀본다면 그의 진리를 더욱 분명 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목적에서 푸코를 이해하기 위해 서 푸코 아닌 것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다. 적극적인 진리이론을 제시하거나 개진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은 푸코이기 때문에 푸코이지 않은 것을 통해서 푸코인 것을 밝히는 우회적 절차를 택하는 전략이 더 유효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푸코의 진리를 대표적 진리이론으로 여겨지는 진리대응설, 진리정합설, 실용 주의 진리관과 비교할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 현대철학에서 각 진리이론의 대표 적 논자라 할 수 있는 설, 데이비슨, 로티의 입장을 비교의 준거
Ⅰ. 푸코의 진리
Ⅱ. 진리대응설과 푸코의 진리
Ⅲ. 진리정합설과 푸코의 진리
Ⅳ. 실용주의 진리관과 푸코의 진리
Ⅴ. 푸코의 진리와 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