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히스토리아 개념과 그 윤리적 기능

이 글에서 필자는 히스토리아 개념의 인식론적 지위와 그 윤리적 기능을 다뤘다. 히스토리아 개념의 윤리적 기능을 논의하기 위해 먼저 개체의 자기보존성 향에 대한 운의 영향, 신목적론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숙고적 목적론의 승인, 욕망 의 해석적 기능 같은 철학적 전제들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외부의 원인을 통제할 수 없는 소극적 존재이지만 동시에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고 해명하 는 적극적 존재라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3절에서는 스피노자의 철학에서 ‘히스토리아’가 꾸며낸 이야기, 관찰된 현상들의 체 계적 분류 및 그 결과물, 사건들의 기록이라는 세 가지 의미로 크게 나누어지며, 다음과 같은 윤리적 기능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관찰된 현상들의 체계적 분류 방법으로서의 히스토리아는 종교적 텍스트의 의미에 대한 해석을 통해 편견과 광신 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다. 꾸며낸 이야기로서의 히스토리아 역시 구체적 사건들 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 본성의 전형을 환기시킴으로써 이성적 삶의 방식의 준수로 이끄는 기능을 할 수 있다. 4절에서는 히스토리아 개념의 인식론적 지위 문제를 다 룬다. 즉, 히스토리아가 현존하지 않는 것을 현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상상의 일 종이지만, 지성의 질서에 따라 배열된 보편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부적합관 념이나 거짓관념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논의들로부터 우리는 히스토 리아개념이 ‘인식을 통한 구원’과 ‘기쁨과 사랑을 통한 구원’이라는 스피노자의 윤 리학적 기획의 두 축을 연결하는 중요한 개념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