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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한국 선(禪) 수행 이론체계의 부재에 대한 사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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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현대 한국 선불교에서 중요한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수행 이론체계의 부재 상황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 역사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중요한 원인이 한국불교의 역사 속에서 천태학이 착근하지 못했고, 선(禪)과 접목하지 못했기 때문임을 지적하였다. 불교학의 여러 전통 가운데서도 치밀한 수행이론을 담고 있는 천태학은 의천(義天, 1055-1101)과 요세(了世, 1163-1245)시절, 두 차례에 걸쳐 뚜렷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의천의 경우는 선종과 화엄종에 대한 대결의식과 견제의식으로 인해 천태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행 이론체계를 숙성시켜내지 못했다. 또 요세의 경우는 천태학을 기초로 백련결사를 추진했지만, 선에 대한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하였다. 그리고 부암(浮庵) 무기(無寄, ?-1328-?)의 경우에는 말법(末法)의 위기의식을 앞세운 정토적 천태사상에 무게를 둠으로써 천태학 자체의 이론적 발전을 도모하지 못했다. 결국 동아시아 불교 이론 가운데 가장 풍성하고 치밀한 수행이론체계를 가지고 있는 천태학은 한국불교에서 착근되지 못했고, 선불교에도 수용되지 못했다. 이로써 고려중기 이후 선종 중심으로 정립된 한국불교는 결과적으로 풍성한 치밀한 수행 이론체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따라서 현대 한국불교가 안고 있는 심각한 현안 가운데 하나인 수행이론 체계의 부재 문제는, 천태학에 대한 보다 면밀한 연구와 이를 선 수행 체계와 접목하는 작업을 통해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I. 들어가는 말 II. 의천의 천태종 정립과 선종과의 대결의식 III. 정토적 천태사상과 위기의식의 한계 Ⅳ.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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