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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근대시기 여성 지식인의 삶·죽음에 대한 인식과 불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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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엽의 性적 신도덕의 자유연애론은 ‘인격’과 ‘개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서 정신 우위의 관념이 지배적인 전통사회의 틀을 깨는 하나의 통로였다. 그녀의 여성운동은 남성의 상대적 개념으로서의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인격’ 존중이었으며 자유연애관과 정조관 역시 ‘인격’의 문제로 귀결되었다. 불교에 귀의하기 전까지 일엽에게 죽음은 지식인의 책무를 완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으며 완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선택으로 인식되었다. 죽음은 현실과 분리되는 것으로 인식됨으로써 현실의 좌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최후의 방법이기도 하였다. 일엽이 불문에 입문하게 된 것은 인간 존재의 물음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의 세속에서의 활동은 여성운동의 성격이었지만 ‘나’와 ‘인간’이란 관점에서 전개된 것이었으며 이러한 점은 그녀의 불교관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표현하듯이 여성운동을 통한 활동은 일시적인 것으로서 상대적 갈등 속에서 좌절되었다. 일엽은 인간의 의의가 ‘나’를 찾는 데 있으며 無心을 통하여 모든 상대적 대립이 단일화되고 그 관계가 무의미해지는 궁극의 자리를 추구하였다. 이것이 인간이 지향해야할 방향으로서 인격의 완성화는 바로 종교적 완성의 길인 것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윤회세계에서 너무나도 소중한 기회를 얻은 것이기 때문에 자살은 스스로 그 기회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며 살인보다도 더 큰 죄라고 경고하였던 것이다. 일엽은 죽음을 생명이라는 하나의 과정 속에서 파악하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종교적 완성의 길로 제시하고 있다.

I. 논의제기 II. 신여성의 등장 III. 일엽의 신여성론 IV. 죽음의 인식과 불교관 V. 결론: 인격완성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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