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와 피지배의 정치적 자유 -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자유 개념의 정치철학적 의미에 관한 연구 -

본 논문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유 개념이 가지는 정치철학적 의미를 폴리 스의 시민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지배관계와 관련하여 규명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 다. 오늘날 자유와 평등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본래적 권리로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자연적 불평등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실재하고, 이러한 불평등으로부터 사회적 지배관계가 형성되는 현실에서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보장될 수 있는지는 정치철학에서 다루는 오래된 숙제이다. 이와 관련해 아리스토 텔레스는 인간의 자연적 불평등을 인정하고, 이를 기초로 가치 비례적 평등 개념을 제시한다. 또한, 이 평등 개념은 다양한 폴리스 구성원(자유민인 시민, 비자유민인 노예, 재류 외인 등) 사이에 일정한 지배 관계 형성을 정당화시키는 원리가 된다. 그런데 온전한 의미에서 폴리스의 시민은 모두 자유민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데, 시민들 간에 형성되는 지배관계에서 지배하는 시민의 자유와 지배받는 시민의 자유는 어떤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자연적 불평 등과 이에 따른 일정한 지배관계의 형성은 인간의 실존적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 다. 그러나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 시민으로서의 공적 권리를 가진다면, 자연적 불평등은 그 구성원이 자신 이 속한 공동체의 지배구조 형성과 공동체의 공적 운영에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음으로써 완화될 수 있다. 즉 정치적 평등을 통해 누구나 시 민이라면 자발성에 근거한 합리적 선택과 자율적 통제에 따라 자연적 불평등에 따 른 차별이 아닌 각자의 능력과 자질이 가진 가치 비례적 차이에 따른 적합한 정치 적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공동체가 보장하고 권장하며, 이를 실천하도록 공동체 구 성원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로 정치적 의미에서 ‘자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