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존재와 시간』이 본래적, 비본래적 실존이라는 두 실존 방식을 대비시키고, 그 1편은 후 자를 2편은 전자를 다룬다고 말한다. 전자는 존재자에 몰 입하는 실존이고 후자는 자신을 존재 앞에 세우는 실존이다. 따라서 이원적으로 구 성된 이 책은 비본래적 실존에서 본래적 실존에로의 이행을 촉구한다. 나는 이러한 해석에 반대하여 『존재와 시간』은 일상적, 학문적, 철학적 실존이라는 세 실존 방 식을 다루고 따라서 삼원적 구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일상적 실존은 현존재의 무 차별적인 ‘우선 대개’를 뜻한다. 우선 대개 현존재는 손안 존재자 곁에 있고 다른 현존재와 더불어 있다. 이 있음의 방식에서 출발해서 두 가지 실존론적 변양이 이 루어진다. 한편 둘러보며 배려하던 손안 존재자와 뒤돌아보고 심려하던 다른 현존 재가 오직 바라보는 관찰의 대상이 되어 눈앞에 세워지면서 일상적 세계는 탈세계 화된다. 그 결과 모든 존재자를 오직 바라보는 관찰의 대상, 눈앞의 사물로 발견하 는 학문적 실존이 시작된다. 다른 한편 세계 안에, 존재자 곁에 머물던 현존재가 그 ‘안’과 ‘곁’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을 존재자가 아닌 존재 앞에 세우면, 존재자만 을 긍정하던 세계는 존재자가 아닌 것만을 긍정하는 세계로 전도된다. 그 결과 존 재자에서 시선을 떼고 존재 앞에 개별화된 자신만을 보되, 모든 존재자적 관련을 꿰뚫고 보는 투명한 봄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자신을 대함이 이른바 본래적 또는 철학적 실존이다. 『존재와 시간』의 과제는 이중적이다. 우선 실체 형이상학과 근대 과학의, 존재의 의미는 눈앞에 있음이라는 존재 이해를 비판하고 구성된 자연에 대 한 일상적 생활 세계의 존재론적 우위를 증명하고, 나아가 존재자에 빠져 있는 일 상적, 학문적 실존의 비본래성과 스스로를 존재 앞에 세우는 본래적 실존에로의 전 향의 필요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 두 과제의 수행을 위해 세 가지 실존을 인정하 고, 『존재와 시간』을 삼원적 구성의 관점에서 읽는 것이 필요하다.
I. 하이데거보다 『존재와 시간』을 더 잘 이해하기
II. 『존재와 시간』 - 이원적 또는 삼원적 구성?
III. 현상적 출발점으로서의 일상적 실존
IV. 일상적 실존에서 학문적 실존에로의 변양
V. 일상적 실존에서 철학적 실존에로의 변양
VI. 이원적 구성의 테제를 거부하고 삼원적 구성의 테제를 수용해야 하는 이유
VII. 『존재와 시간』이 걷는 두 가지 길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