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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이황의 의술과 퇴계 시대의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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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퇴계 이황(1501~1570)의 퇴계집의 내용 분석을 통해 이황의 의술 정도를 밝혀내는 한편, 더 나아가 이황의 경험으로부터 그의 시대 의 의학의 단면을 파악한다. 퇴계집은 16세기 민간의 의료 상황을 알 려주는 우수한 자료집의 성격을 띤다. 이황은 전문적인 수준의 의학자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병과 친지들의 병에 직접 처방을 내리거나 전문적인 의원의 논의에 개입할 정도의 식견을 보였다. 이황의 의료 관련 기록에 나타난 당시 의료 상황을 보면 기존에 밝혀져 있지 않거나, 밝혀졌더라 도 그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단면이 드러나 있다. 첫째, 지방에는 실력 있는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처방에 쓸 약이 거의 없었다. 서울의 경우에 는 약들이 있었지만 그 또한 한 군데서 쉽게 구하기 힘들었고, 여러 의 원이나 관청을 통해 처방에 필요한 약을 모았다. 둘째, 서울에는 수준 높은 의원이 있기는 했지만, 명의로 손꼽히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정 도였고, 그들은 매우 바빠서 고위관직의 끈이 없으면 그들의 진료를 받 기 힘들었다. 셋째, 당시 서울의 의관들은 새로운 처방을 선호하여 그것 에 대한 지식이 없고 전통적인 옛 처방에 익숙한 이황을 당황스럽게 만 들었다. 넷째, 남자 의원과 여자 환자 사이의 내외 문제에 대해서, 의녀 가 없는 지방에서는 의술을 아는 환자의 친척인 남성을 이용해 풀고자 했다. 이황이 생전과 사후에 조선 최고의 유학자로 존경받았기 때문에 그의 의술이나 병과 의학에 대한 그의 태도는 그 자신의 개인적인 차원 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이 후학들에게 일종의 귀감으로 구실을 했다.

1. 퇴계의 과학과 양생학에 대하여

2. 퇴계의 의술

3. 퇴계가 남긴 놀라운 기록 - 16세기 중후반 조선의 의료 상황

4. 에필로그: 퇴계의 ‘활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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