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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우언과 성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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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조선전기 철학담론으로서의 우언과 도상을 살피면서 우언과 성리학의 관련성을 점검하였다. 여기서 철학담론이란 어떤 철학적 인식 이 문학적 표현과 역사적 사실 속에 포함되어 있는 텍스트를 지칭한다. 정도전은 <謝魑魅文> <心問天答> <心氣理篇> 등의 해당 작품을 남 겼다. 이것들은 작가의 사상적 결단, 사회적 불평등에 대처하는 인간의 주체성과 책무, 불교의 심과 도교의 기에 대한 리의 포괄성과 근원성을 환유하였다. 권근은 조선 신유학의 방향을 사회적 제도적 관심보다는 성 리학적 수양론에 두고 입학도설 등을 통해 교학적 논설을 폈다. 특히 <天人心性合一之圖>는 사람의 형상 속에 천명과 인심을 함께 배치하고 마음의 여러 요소를 상호 연결시킴으로써 도상성이 돋보인다. 조식은 <杏壇記> <陋巷記> <神明舍圖銘> 등에서 철학담론의 우언 글쓰기를 시도하였다. 앞의 두 작품은 작가가 젊은 날 깨우쳤다는 이윤의 뜻과 안 연의 배움을 환유한 것이다. 맨뒤의 것은 도상(圖像)과 명문(銘文)을 통 해 마음을 ‘신명의 집’으로 환유하고, 깨어 있는 밝은 정신이 사람 몸의 안팎에서 어떻게 유지되고 작용하는지를 우의적으로 표현했다. 이황은 <천명도설>의 수정 작업을 통해 ‘공경함’이란 ‘성(性)’을 찾는 작업이며 ‘정(情)’을 ‘성’에 의거해 견제하는 일로 나타내었다. 또한 학문적 논쟁을 농부와 목수의 일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학문 태도를 옹호하였다. 김우옹 은 도상우언 <신명사도명>을 근거로 천군이 신명전에 즉위하여 나라를 다스린다는 서사우언 <天君傳>을 지었다. 전체적으로는 경(敬)-성(誠)- 의(義)의 수양론적 과정을 계기적 사건으로 묘사하였지만, ‘게으름’과 ‘오 만함’을 반란의 괴수로 의인화하고 ‘양심’과 ‘뜻’을 외로운 충신과 용맹스 러운 장수의 보조인물로 추가하였다. 임제는 <愁城誌>를 통해 <천군 전>을 계승하면서도 단순한 수양론의 수준을 넘어서 모순된 역사와 강 개한 정서를 환유함으로써 심각한 문제의식을 제기하였다. 사람의 감정 이 나름대로 정당함을 인정하면서도 ‘삶의 의지’[生意]라는 주체적 역사 관을 도출하면서 우언 소설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조선전기에서 우언의 철학담론은 두 부류의 전통을 지니고 전개되었

1. 들어가는 말

2. 정도전과 권근: 창의적 우언과 교학적 도상의 시작

3. 조식과 이황: 직관적 혹은 학문적 우언·도상의 분화

4. 김우옹과 임제: 철학담론으로서 우언 서사의 개척과 한계

5.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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