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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퇴계학에서 마음과 생명의 만남 - 『심경부주』와 『활인심방』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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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는 한편으로는 마음공부를 강조하는 심학 전통의 『심경부주』를 중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성리학에서 이단시되고 있는 도교계열의 양생서 『활인심방』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실천하였다. 이 일견 모순되 어 보이는 현상을 어떻게 하면 정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것이 본 논문의 첫 번째 문제의식이다. 이에 대한 실마리로 본 논문에서 주목한 것이 ‘허심’이라는 개념이다. ‘허심’은 『장자』에 처음 보이는데, “외물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라고 하 는 ‘응물’론적 문맥에서 사용되고 있다. 즉 선입견이나 집착을 버린 상태에서 외물에 반응해야 상황에 적절한 판단과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이후에 장자의 허심응물론은 정명도의 ?정성서?나 『심경부주 ? 등에 의해 성리학에도 수용되고, 더 나아가서 이를 받아들인 조선성리 학에도 유가적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편 퇴계는 마음공부(養心)뿐만 아니라 기를 기르는 養氣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가 養生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의 미하고, 『활인심방』은 이러한 퇴계의 관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특히 『활인심방』에는 ‘허심사상’이, 養心은 물론이고 養生의 맥락에서까지 논의되고 있는데, 이것은 퇴계로 하여금 ‘심학’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심경부주』와 『활인심방』을 정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즉 퇴계는 양생과 양심이 동일한 원리라고 하는 『심경부주』의 사상을 『활인심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활인심 방』이 도교계열의 문헌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했을 것 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퇴계의 심학에는 양생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음 을 말해주는 것이다. 퇴계 이후에 양심을 바탕으로 한 양생학은 최시형의 동학과 다석 유 영모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흐름은 퇴계를 한국양생학의 한 장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동시에 현대 한국의 양생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 퇴계학에 대한 정합적 이해

2. 장자에서 마음과 외물의 문제

3. 『심경부주』에서 장자철학의 수용

4. 양생에 대한 퇴계의 관심

5. 퇴계학에서 『심경부주』와 『활인심방』의 만남

6. 한국양생학으로서의 퇴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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