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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중세말 근대초 소극(笑劇)에 나타난 빈민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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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말 근대 초의 프랑스 소극에 나타난 빈민에 대한 형상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 웃음은 그들의 비참했던 현실을 나타냈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소극 속의 빈민에 대한 조소가 단순히 빈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확산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년과 장님」 그리고 「파테와 타르트」에 나타난 시대적 차이, 즉 13세기와 15세기는 오히려 빈민들의 삶이 더욱 열악해져갔고 그 속에서 그들을 돕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들에 대한 연민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지배세력들은 소극의 대사와 연기를 보면서 도덕적 문란함 혹은 저속함을 들어 비판했지만 이는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그리고 슬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중세 말 근대 초의 사회적 급변 속에서 소극은 기성 문화계의 비판에도 살아남았으며 결국 몰리에르의 소희극으로 이어졌다. 이는 지배층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민중들의 정치적 활동으로서 소극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소극에서의 빈민들의 언설은 매우 거칠게 보였지만 사회의 진정한 욕망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소극의 모든 내용은 한편으로는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현실에 대한 저항의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소극에 나타난 걸인에 대한 경멸과 조롱은 그런 점에서 자선을 부추기는 원동력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Ⅰ. 서론 Ⅱ. 소극과 민중 Ⅲ. 소극과 걸인 Ⅳ. 결론 [국문초록]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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