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최근 검색어 전체 삭제
다국어입력
즐겨찾기0
133245.jpg
KCI등재 학술저널

맨드빌의 『여행기』와 동양

  • 82

맨드빌의 『여행기』는 고대와 중세의 다양한 전거에서 끌어낸 사실과 전승의 짜깁기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이 작품을 여행기들의 대전(大全)이나 백과사전, 또는 공상 여행소설로 자리매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역사적 가치는 그것이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흥미진진함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어 대항해 시대의 탐험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의 의식세계를 오래도록 사로잡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 이상으로 이 작품은 그런 재미 속에 깊은 교훈을 담았거니와, 그것은 곧 동양이라는 타자의 거울을 통해 기독교세계의 타락을 풍자하고 비판한 것이다. 자기를 향한 이 같은 풍자와 비판은 문화적 상대주의에 기반을 둔 주체의 객관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저자는 수많은 이교도 집단의 이질적인 관습을 폄하하거나 비난하기보다, 표면상으로 관찰되는 차이들의 저변에 깔린 근본적인 유사성에 주목한다. 이 논문은 <여행기>의 두 부분, 즉 가깝고 익숙한 ‘이쪽 편’의 세계인 그리스와 성지 일대를 다룬 앞부분과 멀고도 낯선 ‘저쪽 편’의 세계인 인도와 캐세이, 요한 사제의 나라 등지의 동양을 다룬 부분에서, 저자의 그러한 시각이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 이교도의 우상숭배와 식인 풍습, ‘선량한 야만인들’의 자연종교에 대한 저자의 태도에 초점을 맞추며, 아울러 저자의 지구구형설이 그의 계몽된 타자관과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Ⅰ. 맨드빌과 그의 『여행기』 Ⅱ. 가까운 타자들: 그리스인과 무슬림 Ⅲ. 선한 야만인, 선량한 이교도 Ⅳ. 맺음말 [국문초록] [Abstract]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