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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18세기 전반 李夏坤의 호남여행과 士族 緣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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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사족사회에서 산수 유람은 대유행을 이루었다. 그런데 17세기 후반 이래 사족의 유람 기록에서 보이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遠遊, 즉 거주지에서 먼 거리의 지역에 대한 유람이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조선후기 원거리 여행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배경과 조건에 대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이 논문에서는 李夏坤의 南遊錄을 통해 원거리 여행의 양태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조건으로서 士族緣網을 살펴보았다. 조선후기 遠遊가 드물지 않게 된 배경에는 조선전기보다 사족들의 연망과 그 활용이 더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누대에 걸쳐 광역적 세력을 형성한 유력 사족일수록 원유가 수월했다. 이하곤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하곤은 그 자신의 연망이 혼척관계와 학통을 매개로 湖西, 湖南지역에 뻗혀있었다. 호남은 중앙에서 활약하던 학자관료의 유배를 계기로 지역의 학풍을 일으켰던 사례가 많았던 관계로 중앙 사족과의 연계가 중시되었다. 더욱이 17세기 후반 이래 점차 중앙 관직 진출이 어려웠던 향촌사족의 입장에서 중앙의 사족과의 연결은 중요한 과제였다. 따라서 유력사족의 유람은, 향촌 사족의 입장에서는 권력과의 연결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여행을 적극 지원하고 위세를 나누는 입장에 서길 원했다. 조선후기 붕당정치의 심화는 서원 등의 지방 사족사회를 붕당적 성격으로 변모시켰다. 붕당의 지방화, 전국화는 유력사족의 연망이 전국적으로 확장되는데 일조하였다. 그러나 이하곤의 예로서 본다면, 18세기이후 사족간의 교유와 연망의 성격과 범위는 당색의 한계 안에서 고착화되고 활력을 잃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Ⅰ. 머리말 Ⅱ. 李夏坤과 南遊錄 Ⅲ. 유람의 경로와 숙소 Ⅳ. 사족 緣網과 그 성격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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