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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순례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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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 지방의 도시로서, 예루살렘 및 로마와 더불어 중세 3대 순례지였다. 이곳이 성지가 된 이유는 성 야고보(Santiago)에 얽힌 전설 때문이었다. 유럽 전역에서 산티아고 데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나게 된 것은 10세기 중반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콤포스텔라가 이베리아 반도에 있었고, 그 당시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기독교세력이 확장을 꾀하고 있었으므로 산티아고 순례는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12세기 중반 교황 칼릭스투스 2세는 ⌈산티아고 순례 안내서⌋를 제작하도록 했고, 그 이후인 13~14세기에 걸쳐 산티아고 순례는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순례와 순례기는 기독교가 서유럽에서 확립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순례 안내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는 성인과 성유골 이야기는 기독교 세계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위계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 초 게르만족들은 오랫동안 믿어온 자신들의 전통적인 신앙을 천사나 지방성인으로 바꿔서 믿고 있었다. 그런데 중세 사회가 점차 안정되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지방 성인들이 활약하던 시대가 가고, 12사도와 같은 보편적 성인이 숭배의 대상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사도와 순교자의 위에 그리스도가 위치하게 되었다. 순례는 이처럼 보편적 성인이 확산되는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순례는 유럽이 점차 단일한, 혹은 ‘중앙집권화된’ 기독교 세계로 바뀌게 되는 데에 일조한 것이며, ⌈순례 안내기⌋는 서유럽이 단일한 가톨릭 기독교 세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순례길에서 거치게 되는 성당의 조각들 역시 이러한 집권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성당 정문 위의 조각에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12사도와 천사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기독교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단일한 위계를 갖는 종교임을 신도들에게 일깨워 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양식의 조각들이 12세기에 순례길을 따라서 나타났다는 점은 순례가 이러한 미술 양식의 확산에 기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Ⅰ. 들어가며 Ⅱ. 산티아고 순례의 기원과 ⌈산티아고 순례안내서⌋ 개요 Ⅲ. 산티아고 순례 안내서에 그려진 순례 1. 동기 2. 네 가지 길 3. 순례의 여정 Ⅳ. 산티아고 순례의 영향 1. 성유물 2. 도시 네트워크 3. 순례길에 있는 교회의 건축 양식 Ⅴ.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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