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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묘지명을 통해 본 고려시대 사람들의 이상적 인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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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명은 개별 인간을 다룬 기록문학으로서 개인의 일생을 재구성하고 그의 행적을 평가하는 글이다. 여기에 당대인의 인간에 대한 가치관이 개입되게 되므로, 고려의 묘지명에는 고려시대 사람들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인간의 품성이나 행위에 대한 평가기준이 나타나있다. 고려시대 묘지명에서는 흔히 높은 지위와 명성을 얻고 장수하며 자손들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세속적 삶의 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무나 가능한 것은 아니고 좋은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품성과 생활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여 지배계층으로서 자신들이 획득해야 할 것에 대한 계층적 불평등성을 합리화하였다. 남녀를 불문하고 좋은 인간으로서의 품성과 태도는 흔히 ‘겸손, 검소, 공손, 정직, 인자, 총명, 부지런함, 조용, 단정’과 같은 덕목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貴하나 겸손하고 富하나 검소한 품성과 태도가 강조되었다. 한편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엄격히 구분하여 남성과 여성의 덕목을 차별하여 각기 그 품성과 행적을 평가하였다. 남성은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는 태도를, 여성은 가정 내에서의 역할에 충실한 태도를 칭송하였다. 묘지명은 사람의 일생 동안의 행적을 정리하고 그의 품성과 행위를 칭송하기 위해 지어진 글이다. 그리고 묘지명은 남겨진 사람들의 위신을 높이기 위해 읽혀지고 이를 통해 평판을 형성하는 매체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묘지명은 개인의 창조적인 창작물이기보다는 지배층들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어떤 모범적인 사고를 표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묘지명에서 칭송한 이상적인 인간의 품성과 가치있는 행위는 고려 지배층들에게 학습되고 전승됨으로써 그들의 공식적이며 이상적인 인간상을 구성해나갈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중국으로부터 주자성리학을 수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문인학자들이 주로 그 작성에 참여했던 14세기 후반의 묘지명에는 지위나 부귀와 같은 외적 가치보다 개인의 학문이나 행동거지를 중시하는 표현들이 많이 나온다. 개인의 생활태도에서 엄숙하고 단정함을 칭찬하며 侍墓를 효행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제시하였다. 주자성리학을 어떻게 인간 삶의 구체적인 부분에 적용시킬 것인가, 주자성리학의 입장에서 인간의 품성과 행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찬자들의 입장이 묘지명에 은연중에 드러난

Ⅰ. 머리말 Ⅱ. 가치있는 삶의 조건 Ⅲ. 이상적인 인간의 품성과 태도 Ⅳ. 남성과 여성의 차별적 덕목 Ⅴ. 맺음말 [국문초록] [Abstract]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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