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여우누이> 설화에서 주인공 ‘여우누이’가 어떻게 형상화되며 그에 따른 전승 의미는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핀 연구이다. 우선, 기녀치성 등 출생 과정에서 나 타나는 여우의 초월적 영향력이 여우누이의 행위, 조력자와의 대결에까지 영향을 미 치는 점을 논하였다. 여우누이는 출생, 가축 살해 등을 통해 초월적 능력의 소유자로 형상화되며, 그의 실제 적수는 오빠가 아니라 초월적 능력을 지닌 조력자가 된다. 이 에 따라 작품 내 실질적 대결 구도는 ‘여우누이 대 조력자’로 형성되고, 이는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 간의 대결이 된다. 논의의 초점을 조력자와 여우누이의 대립 구도로 모은 후, 다수의 전승에서 조력자 가 오빠의 아내로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여 가족 내 맥락에서 여우누이와 조력자가 어 떻게 인식되는지를 논의하였다. ‘여성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부정적이다’를 가늠하기 보다는, 이들에게 기대될 법한 가족 내 역할과 실제 행동, 그리고 전승집단의 특성에 따라 전승 의미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오누이 힘내기> 설화의 전승 인식과 비교해 볼 때, <여우누이>에는 딸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가족과 집안에 해를 끼치는 딸을 경계하는 인식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난다. 이에 ‘여우같은 딸’이라는 표현이 텍스트 내적으로는 딸에게서 여우의 초월적 영향력이 계속 발현되 어 ‘여우가 딸 되는’ 과정을 나타낼 수 있으나, 외적으로는 딸을 여우에 빗대어 ‘여우같 은 딸’이 지니고 있을 속성을 처음부터 환기시키는 표지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여 우가 딸 되는’ 형상화 과정뿐만 아니라 딸을 여우로 인식하는, 곧 ‘딸이 여우되는’ 인식 과정 두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1. 서론
2. 초월적 능력의 ‘여우’ 누이 형상화
3. 가족 내 여성상의 대비를 통한 ‘매구 같은 딸’ 형상화
4. 결론
참고문헌
<부록> 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