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구비문학의 여러 장르 중 전문적 연행능력을 가진 광대에 의해 공연되는 서사적 연행물이다. 따라서 구술성을 중심축으로 하여 서사성이 어떻게 작용되는가와 더불어 연행성이 어떻게 작용되는가를 살펴보는 데 적합하다. 판소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된 수단은 ‘중개화자’의 서술이라는 점이다. 중개화자 역할을 맡은 광대는 창과 아니 리, 너름새 등을 통해 독연(獨演)으로 장르를 실현화 한다. 이야기를 중개서술을 통해 전달하는 것은 ‘서사성’과 관련되고, 광대에 의한 전달의 현장성과 개성적 실현이 강조 되는 것은 ‘연행성’에 해당한다. 결국 판소리의 경우 ‘서사성’은 구심력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고, ‘연행성’은 원심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연행성’은 ‘구술성’과 훨씬 강력하게 결합된다. ‘나, 여기, 지금’이라는 요건을 충실히 실현하는 ‘구술성’은 ‘연행성’ 이 요구하는 ‘현장성, 친교성 및 상황중심 지향적인 면’과 공유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 이다. 판소리 사설은 ‘서사성’을 중심 구성 원리로 삼고 있다. 단위사설의 공유, 서사구조 의 끊임없는 환기, 재담의 활용 등에 ‘서사성’이 구심력으로 작용하면서 단단한 ‘서사 구성력’을 보여준다. 한편, 사설치레의 활용, 부분의 독자성에 의한 통일성 결여, 공연 현장성이 드러나는 경우는 ‘연행성’이 원심력으로 작용한 경우이다. 서사성 보다는 ‘실현화’에 치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중성 또는 양가성(兩價性)을 지니고 있는 경우도 있고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넘나드는 경우도 보이기 때문이다. 판소리 가 지닌 특성은 구술성, 서사성, 연행성의 조화로운 실현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생각된 다.
1. 머리말
2. 개념의 검토와 정리
3. 서사성과 연행성의 구심력과 원심력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