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또는 방법론의 부재는 한국 구비서사학에서도 거듭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전파론, 구조주의, 연행론, 기호학, 분석심리학 등에서 보듯이, 그동안 구비서사의 분석에 원용된 방법론들은 대부분 서구로부터 유입된 것이었다. 더러 새로운 관점이나 개념이 제안된 경우가 있었다고 해도 이 이론적 반경을 벗어나 독자적 방법론이라고 할 만한 것은 드물었다. 서구 이론에 대한 의존의 양상은 대체로 ‘지나친 경도와 추수’, ‘자의적 절충적 적용’, ‘비판적 수용과 변용’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수입학을 무조건 부정할 것은 아니나, 외국의 학자가 자기에게 익숙한 텍스트를 모델로 만든 분석모형이나 방법론이 우리 텍스트의 분석에 반드시 들어맞지는 않는 것이 문제이다. 구비설화로 좁혀보더라도 외국 이론 또는 방법론의 원용에 대해서는, 절충주의의 오류라든지 자의적 적용이라는 비판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생 이론이 부재한 현실에서는 수입학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 그 가운데는 더러 평가할 만한 성과도 없지 않다. 이론은 출처보다는 유효성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그 이해와 적용에서 정확성이 요구된다. 특히 많이 원용되어 온 방법론으로는 역사지리학적 방법, 구조주의, 연행이론을 들만하다. 역사지리학적 방법의 경우에는 근원형ur-form에 대한 전파론적 전제는 무너졌지만, 이 방법이 개발한 모티프, 각편, 유형 등의 개념들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이들 개념으로 한국 설화의 분류체계, 분포와 현황 등이 가시화될 수 있었다. 구조주의의 적용에 대해서는 서사 분절과 해석이 지닌 자의성, 분석의 결과를 시공간적 맥락없이 일반화하는 오류 등이 지적되어 왔지만, 유형구조 또는 구조적 변이에 대한 시각으로 역사적 지역적 변이와 문화론을 다룰 수 있는 관점이 확보된 것은 평가될 만하다. 연행이론의 도입은 이야기꾼, 연행의 행위와 공간, 청중과 공동체 등을 새롭게 주목하게 했지만, 그렇게 현장에서 주목한 것을 이론화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경우 이 세 가지 방법론은 70년대부터 조금의 시차를 두거나 거의 동시에 유입되면서, ‘대체’보다는 ‘공존’ 또는 ‘결합’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학문적 정체성 면에서 구비문학이 민속학과 국문학의 두 학문 사이를 애매하게 오간 상황, 또는 구술 텍스트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자생적 방법론의 개발을 더디게 만든 측면도 있다. 그 밖에도 한국의 근대기 학문 전반에서 보이는 서구 이론에 대한 경도, 그나마 독자적인 개념이나 관점에 대한 학문적 논쟁의 부재, 마지막으로는 연구 물량의 양산 풍토 등도 방법론 정립을 어렵게 한 요인들이다. 구비서사 분석의 방법론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료에 대한 성찰이 필수적이다. 특히 구비문학 방법론은 구체적인 시공간축에 위치한 현장의 자료군으로부터 구축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 공동체 단위의 미시적 조사 연구가 요구된다. 곧 구술서사민속지의 기술이 축적된 기반에서 이론 창출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광포하면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이를 구현해 온 한국적 서사원형에 주목하고 그 변이의 추이를 추적함으로써, 한국인이 이야기를 생성하는 원리를 드러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문화를 보는 시각 또는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사한 문제의식에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아우르는 학자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어, 방법론 창출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In Korean narratology, the development of theory and methodology has long been an important task. Korean oral narrative studies have been highly dependent on foreign theories, such as diffusionism, structuralism, contextualicm, semiotics and analytical psychology. The patterns of dependence on foreign theories are largely due to ‘excessive toppling and following’, ‘arbitrary and eclectic application’ and ‘critical acceptance and transformation’. Even when narrowed down to oral narratives, there has been criticism of eclectic errors, or arbitrary application of foreign theories. However, in the case that our theory is absent, it is inevitably necessary to apply foreign theories. There are few meaningful outcomes among such applied studies. The important thing is not its source but its usefulness. Therefore, a deep understanding and precise application of theories is required. In the analysis of oral narratives, many scholars have primarily used the historic- geographical theory(of the Finnish school), structuralism and contextualim. Although the diffusional premise of the ur-form has been abandoned, the concepts of motif, version and type developed by the Finnish school have long been useful. And we ought to appreciate that the classification of Korean folktales has been made and that the distribution of folktales has become apparent, thanks to those concepts. For structuralist analysis, it has been pointed out that epigraphic segments and interpretations was overly arbitrary, and that interpretations was generalized without regard to temporal and spatial contexts. However, we have been able to read local and historical variations of folktales with more advanced concepts of ‘structural type’ or ‘structural variation’. and it can be said that this is the achievement of structuralism. Finally, contextualism has brought attention to storytellers, performers, audiences, and communities, but faces the criticism that it has not reached level of theory. Above all, these three methodologies in Korea show aspects of sharing or combining rather than aspects of substitution. This is because the three methodologies were introduced in the 1970s with some time lag or almost simultaneously. The lack of awareness of the nature of oral texts, as well as the fact that oral literature has long been ambiguous between the two disciplines of folklore and literature, has also slowed the development of our own methodology. In addition, the slope of western theories in modern Korea, the lack of academic disputes about original concepts and perspectives, and the tendency toward the mass production of papers have made it difficult to develop a methodology. In order to develope a theory of oral narratives, it is essential to reflect on local data. In particular, we should note the data set that is located on a concrete space-time axis. Furthermore, microscopic research must be conducted on the story community. In other words, the possibility of theorizing can be unlocked via ethnography of oral narratives. It is also important to keep track of the Korean narrative prototypes and their variations which have long embraced diverse socio-cultural variations across a wide area. In doing so, we will be able to identify the principle that Koreans create stories, and then we will be able to create a perspective or framework through which to view our culture. as some scholars have already made considerable progress in this direction, I think the future of the Korean narrative theory is hopeful.
1. 머리말
2. 구비서사 분석의 실제, 그 성과와 한계
3. 방법론 모색을 위한 제안
4.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