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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우수등재 학술저널

독성물질 노출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서의 ‘손해’의 해석론

질병 발생 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미국 법리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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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이 있는 물질을 원료로 삼아 제조한 물건 등의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그 누구라도 독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독성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을 위한 입법적, 행정적인 규제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독성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은 사법적 구제수단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를 통하여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만일 독성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아직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현실로 입은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권리구제를 전면적으로 거부당해야 하는가? 미국 법원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일련의 독성물질소송에서 이른바 ‘질병 발생 전 손해배상청구(pre-injury claim)’를 다루었고, 학계도 상당한 연구결과를 축적하였다. 질병 발생 전 손해배상청구의 주된 유형은 ① 장래 발병 위험의 증가(increased risk of injury)에 대한 손해배상, ② 장래에 발병할지도 모른다는 점에 따른 정신적 고통(emotional distress)에 대한 손해배상, ③ 질병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진단받기 위한 의료검진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의 세 가지가 있다. 미국 판례에 따르면, 장래에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장래에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데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손해로 파악할지에 대해서는 판례의 입장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즉, 신체적 손해에 부수하는 정신적 고통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전통적 법리에 따라 손해의 발생을 부정하는 입장, 전통적 법리를 따르면서도 비록 질병에 이르지 않더라도 신체에 일정한 변화가 있다면 손해의 발생을 긍정하여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입장, 전통적 법리에서 벗어나 신체적 손해 유무를 따지지 않고 정신적 고통 자체의 합리성을 검토하는 입장으로 나뉘어 있다. 마지막으로 질병 발생 여부를 검진하기 위한 의료비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는 의학적으로 검진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합리적인 범위 내의 검진비용을 독성물질 노출로 인한 ‘결과적 손해’로 파악하여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쟁점들을 다룬 대법원 판례 및 하급심 판례가 많지 않은데, 판시 내용을 살펴보면 발병의 위험의 증가에 대하여는 손해의 발생을 인정한 판례가 없고,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는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손해의 배상이 가능하다고 판시하였다. 의료검진비용에 대하여는 정신적 손해가 성립하지 않는 한 이를 완화하기 위한 비용의 배상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법익의 침해와 손해의 발생을 구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 여부를 논의하였다는 점이 미국 법원의 판시 방향과 동일하다. 이러한 판시의 내용들을 미국 법원의 판시 내용과 비교하여 검토하면 판결의 타당성과 보완점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우선, 발병의 가능성에 대한 배상 청구의 경우 우리나라 법원이 아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법원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지만 구체적으로 50%의 기준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두 번째,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의 경우 미국 법원들은 신체적 손해에 부수해야 한다는 전통적 법리 때문에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를 고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 법원은 이러한 제한이 없이 정신적 손해의 합리성만을 검토하고 있고, 정신적 손해가 반드시 신체적 손해나 재산적 손해에 부수하여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법원의 판시내용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의료검진비용의 경우 미국은 전통적으로 순수한 경제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원칙을 폐기하고 검진비용에 대한 배상을 인정하였다. 미국 법원들은 ‘독성물질에 노출됨으로서 노출되지 않았더라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었을 비용’이 지출되었다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검진비용이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손해로 보았다. 하지만 독성물질에 노출된 후 지출하게 되는 의료검진비용은 노출에 따른 재산적 손해에 해당되고 반드시 정신적 손해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한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재산적 손해의 발생이 있는지 여부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위하여 미국 법원들이 제시한 바와 같이 의료검진비용이 ‘의학적으로 합리적으로 필요한 비용의 지출’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된다.

The paper features comparative analyses of toxic tort cases in the United States and Korea, with the purpose of providing insights for future Korean toxic tort cases. In the United States, three types of pre-injury claims in toxic torts have been actively raised since the 1960s: ① compensation for increased risk of developing a physical injury, ② compensation for mental distress related to having an increased risk of injury, and ③ compensation for costs spent on the medical monitoring of an injury. Generally, courts have not recognized the unquantifiable risk of physical injury as a compensable injury. Courts have been divided on allowing compensation for mental distress without a physical injury; some courts require the manifestation of physical symptoms related to mental distress, while other courts review the reasonableness of mental distress alone. Courts agree that there needs to be a filter for frivolous lawsuits, but they have different views on which filter to use. Many courts have allowed compensation for costs borne by individuals exposed to toxic substances who must then monitor their physical conditions. Such decisions contradict the traditional tort principle that disallows compensation for pure emotional loss. Courts justify this contradiction with the policy consideration that individuals exposed to toxic substances need some level of compensation and require incentives to monitor their health; other than compensating for medical monitoring costs, there is no actual way to do this. Few toxic tort lawsuits have been filed in Korea. There are no precedent cases about increased injury of harm, and several courts have decided that compensation for emotional harm cannot be allowed because there is no reasonable ground for fear. One appellate court held that, since mental distress cannot be compensated, medical monitoring costs to alleviate such mental distress also cannot be compensated. Korean court decisions rejecting compensation for unreasonable mental harm are reasonable and consistent with other tort cases; however, it is questionable why the Korean court reviewed the compensability of medical monitoring costs based on the reasonableness of mental harm. Under traditional Korean tort law, pure economic losses can be compensated, and the court did not suggest a reason to contradict the traditional principle. Policy considerations suggested in United States-based cases might serve as references for future Korean court decisions.

Ⅰ. 서론

Ⅱ. 미국의 독성물질 노출에 따른 질병 발생 후 손해배상청구

Ⅲ. 미국의 독성물질 노출에 따른 질병 발생 전 손해배상청구

Ⅳ. 한국 불법행위법리와의 비교

Ⅴ. 결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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