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대화편 ｢향연｣의 주제인 에로스는 특별하고 제한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에로스는 절대적 결핍이다’라는 명제로 요약될 수 있다. 여기서 에로스는 신화적 용어이며 절대적 결핍은 철학적 용어이다. 이 글의 전반부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다섯 명의 연사들은 신화적 어법으로 이 명제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소크라테스는 철학적 어법으로 그 명제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고 대비시켰다. 에로스의 출생신화를 근거로 하여, 연구자는 ‘충족과 결핍이 공존하는 상태로서의 결핍’, ‘아무리 충족되어도 끝까지 결핍인 상태의 결핍’을 ‘에로스는 절대적 결핍이다’라는 명제의 의미로 설명하였다. 또한 ‘생식비유’를 통하여 소크라테스 이전의 연사들의 연설에서 두 가지 종류로 제시되었던 에로스가 동일한 하나의 에로스임을 드러내었다. 그 근거는 두 에로스 모두 ‘생식’이라는 동일한 일을 한다는 데에서 찾았다. 그리고 글의 후반부에서는 ‘에로스의 단계’에 관한 설명을 근거로 하여 ‘에로스는 절대적 결핍이다’라는 명제가 어떤 측면에서 우리의 삶의 가치를 드러내는가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절대적 결핍으로서의 에로스에 의해 추동되는 삶은 ‘보편적 미’로 대표되는 진선미성이라는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동경’하는 삶이며 그것을 향해서 부단히 나아가는 삶이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가장 인간다운 인간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