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의 여성 관련 속담을 주제별/내용별 분류한 뒤 그 속에 담긴 의미망을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한번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속담은 짧은 言術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에는 처세의 교훈,민중의 신념,세태의 풍자, 인생관 등 민중의 생활 철학이 반영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여성 관련 속담은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받는 억압과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가 모두 녹아있어 주목된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억압’,‘해방을 통한 정체성 확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여성 관련 속담 40여개 정도를 택하여 이 속에 담긴 여성의식을 한번 살펴보았다. 그 결과 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와 관련된 속담들과 이러한 억압에서 벗어나 여성으로서의 자아정체성을 모색하려는 속담들로 대별됨을 볼 수 있었다. 전자는 주로 ①시집살이 ②처첩갈등 ③성격 및 외모 ④말 혹은 행동의 조심성 ⑤남성 권위주의 ⑥남아선호 등과 관련된 속담에서 여성 억압 기제들을 찾아볼 수 있었으며,후자는 ①여성적 젠더 공간과 결합된 경제적 독립, 성 권력 관계에서의 통념 뒤집기,부여된 여성성에서의 일탈 등과 관련된 속담 등에서 자아정체성 모색의 면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존 질서에 대한 여성의 저항,인권 문제 거론,성 정체성 모색 등과 관련한 속담들은 모두가 일대일로 ‘페미니즘적인 것’과 연결될 수는 없을지라도ᅳ 분명 여성의 행동반경이 크게 제한된 사회 속에서 이들이 보여준 문학적 움직임의 언표화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소설이나 시가 문학과는 달리, 일상 생활 속 민중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레 생성된 속담의 경우는,어떤 의미에서 여성을 향한 당대의 시선을 가장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한 때문이다. 아울러 여성 관련 속담 속에 담긴 여성 억압 기제와 이를 극복하려는 모색들에 대한 탐색 과정은,오늘날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여성 인권은 예전보다 많이 신장되었지만 여전히 이들을 향한 억압과 배제의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쪽에서는 더 강한 페미니즘을,또 다른 한쪽에서는 ‘페미니즘은 그만’을 외치는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진정한 여성 문학의 실현은,이 둘의 간극을 좁히면서,잉여적 존재로서 소외된 여성들의 처지와 감성마저 오릇이 보듬어 안을 때에야 가능할 것이다.
Ⅰ. 서 론
Ⅱ. 여성 관련 속담의 분류
Ⅲ. 여성을 향한 억압 기제들
Ⅳ. 저항을 통한 성 정체성 모색
Ⅴ. 결 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