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의 연구를 통해 논의되어 온 한반도 동남부지역 개시기의 고대 제철은 주로 주거지 내에서 공반된 철소재, 송풍관, 철재(Slag), 노의 환원부와 벽체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단야 생산이 주요 쟁점으로 주목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유적들에서 높은 비중으로 출토되는 지석(숫돌)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진 바 없었으며 초기 단야유구로 비정되어온 유구에 대한 재고도 꾸준히 제시되어 왔다. 또한 긴 인류사에 걸쳐 가공구로 기능해 온 지석은 새롭게 등장한 철이라는 소재가 재지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검토 대상 유적 내에서 출토된 지석의 사용흔을 분석하였으며, 표면의 마연흔 형태에 따라 크게 국부마연과 전면마연으로 구분하였다. 특히 초현기 지역 내 유입된 철기가 활용되는 방안으로서 재지민의 생산기술 저변에 있는 석기 제작기술이 채용되어 지석 표면에서도 이러한 철기를 가공한 정황이 확인된다. 그 밖에도 철기는 출토되지만 부산물이 출토되지 않는 유구별 유물 공반관계를 통해 단야공정만으로 국한되지 않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또한, 금호강 유역을 중심으로 확인되는 초현기 철기 자료의 연대 소급과 관련하여 동 시기 제철유적의 성격과 분포가 서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철 개시기에 동남부지역의 양상이 일원적이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리하자면, 한반도 동남부지역 내에서도 단조제 철검과 철모 등 다양한 기종이 출토된 동남부 내륙지역, 동 시기 도자나 소형철기를 중심으로 한 저온단야 생산과 파편철기를 마연 재가공을 병행하며 철기를 제작한 동남해안의 소규모 취락집단, 긴 시간폭과 넓은 공간적 범위에 파편 재가공 정황이 확인되는 서일본 규슈북부에서 각기 상이한 양상을 파악하였으며 한반도 동남부지역 및 주변지역에 대한 개시기 철기 제작기술의 지역별 발전양상을 제시하였다.
In relation to the beginning of ancient iron production in the southeastern part of the Korean Peninsula, the issue of wrought iron production has been a major issue, with research focused on furnace wall and tuyre fragments, iron materials, and slag found in association within dwellings. However, whetstones, which functioned as a processing tool throughout humankind’s long history, have yet to be fully examined in relation to wrought iron production. Therefore, this paper presents the results of analysis undertaken on the use traces of the ground whetstones excavated from archaeological sites. It was found that the whet-stones can be largely divided into those with the abrasive section located partially or along the entire surface of the stone. In the areas where the iron tools were used from the initial stage, it was identified that the stone manufacturing technology of the local communities was utilized and evidence of the working of iron products could be observed on the sur-face of the whetstones. In addition, the fact that iron objects have have been unearthed in contexts in which iron production by-products have not been identified shows that the use of whetstones was not limited to iron smithing. In addition, in relation to the initial period of iron use ob-served mainly in the Geumho River basin, the characteristics and distribution of iron pro-duction sites from the same period are not uniform, indicating that the nature of iron use and production in the initial period in the southeastern region was not uniform. The development of the initial iron production technology for the southeastern part of the Korean Peninsula was examined by identifying different aspects in the southeastern part of Kyushu, Western Japan, where the situation of reusing iron fragments was con-firm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and over a wide area.
Ⅰ. 머리말
Ⅱ. 지석의 사용흔
Ⅲ. 지석을 통해 본 재가공 철기의 제작과정
Ⅳ. 동남부지역의 철기 제작 개시와 지역별 발전 양상
Ⅴ.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