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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남편 죽인 아내> 설화를 통해 본 제주 <메고할망> 설화와 본풀이 전승의 특수성 -여성의 ‘분노’와 ‘고통’에 대한 응시를 중심으로-

The Distinctiveness of Jeju‘s Mego Halmang Folktale and Bonpuri Tradition as Seen through The Wife Who Killed Her Husband Folktale -Focusing on the Gaze toward Women‘s “Anger” and “Pain”-

DOI : 10.22274/KORALIT.2024.7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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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죽인 아내> 설화에서 여자는 자신의 전남편을 죽인 현남편과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모두 죽이고 그 결과 열녀비나 열녀문, 열녀각이 세워진다. 때로는 그런 어머니를 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죽이기도 한다. 그간 이 설화는 ‘열’과 ‘복수’라는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서사의 핵심에 놓이는 것은 다른 남자의 아내를 빼앗아 가정을 이루고자 했던 한 남성의 그릇된 욕망과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을 다 망쳐버린 한 여성의 분노다. 여성이 직면한 폭력과 피해, 차별의 경험을 인식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 페미니스트 주체가 형성되는 과정임을 유념할 때, 그런 어머니를 죽인 아들의 행위는 여자의 현남편 살해에 대한 패러디이자 백래시로 분석된다. <남편 죽인 아내> 설화에서 여자의 관가 고발이 열녀비 세우기로 연결되는 것과 달리 제주 <메고할망> 설화에서 메고할망의 관가 고발은 현남편에 대한 응징과 메고 할망의 신원으로 나아간다. 제주 <메고할망> 설화와 더불어 전승되는 ‘열 애기(아홉애기) 낳아도 한 보람 없다.’는 속담도 메고할망의 심정을 반영한다. 아이를 열(아홉)이나 낳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이 실은 전남편의 살인자였다는 사실로 부터 오는 충격과 허무의 감정이 투영된 것이다. 설화에서 원래 비시니굴에 살던 마을 사람들은 메고할망이 남편과 아이들을 죽인 뒤 비시니굴 토굴에서 죽음을 맞이하자 비시니굴을 떠나 이승굴에 정착한다. 비시니굴에는 이제 메고할망만이 혼자 쓸쓸히 남아 있는 것이다. 본풀이에서는 메고할망이 관가로부터 어디로 가도 된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사는 이승굴로 내려온다.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더더욱 자신의 고통을 보고 인정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메고할망은 이승굴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또 송씨할망당을 방문한 신앙민들에게 끊임없이 드러남으로써 자신의 고통을 인정 받는다. 여성의 분노와 고통에 대한 응시가 <남편 죽인 아내> 설화의 전체 판도 속에서 제주 <메고할망> 설화와 본풀이가 지니는 특수성이다.

In The Wife Who Killed Her Husband folktale, the woman kills her current husband, who had previously murdered her first husband, as well as her children from her current marriage. In response to her actions, a memorial gate or pavilion is erected in her honor. In some variations of this tale, a son born from the current marriage kills his mother under the pretext of avenging his father’s death. Traditionally, this folktale has been interpreted through the concepts of “loyalty” and “revenge.” However, at the core of the narrative lies the misguided desire of a man to form a family by taking another man’s wife, alongside the anger of a woman whose life was ruined as a result. Recognizing and addressing the violence, victimization, and discrimination faced by women is a crucial part of forming a feminist subjectivity. When viewed through this lens, the son’s act of killing his mother can be interpreted as both a parody of and a backlash against the woman’s murder of her current husband. In contrast to The Wife Who Killed Her Husband folktale, where the woman’s report to the authorities leads to the erection of a memorial gate, the report made by Mego Halmang in the Jeju folktale leads to the punishment of her current husband and her own exoneration. The Jeju saying, “Even if you have ten (or nine) children, it’s all in vain,” which is often passed down along with the Mego Halmang folktale, reflects Mego Halmang’s feelings of shock and emptiness upon discovering that the husband with whom she has shared a long life and borne ten (or nine) children was, in fact, the murderer of her previous husband. In the folktale, after Mego Halmang kills her husband and children and dies in Bishini cave, the villagers who originally lived there leave and settle in Iseung cave, leaving Mego Halmang alone in the desolate Bishini cave. In the bonpuri, Mego Halmang, upon learning from the authorities that she is free to go wherever she wishes, descends to Iseung cave where the villagers live. People who experience suffering often feel an even greater need for someone to understand and acknowledge their pain. By continually revealing herself to the villagers living in Iseung cave and to the worshippers who visit Songssi Halmangdang, Mego Halmang gains recognition for her suffering. The gaze on women’s anger and pain is the special characteristic of the Jeju Mego Halmang folktale and its bonpuri within the overall landscape of the The Wife Who Killed Her Husband folktale.

1. 문제제기

2. <남편 죽인 아내> 설화: 여성의 ‘분노’와 패러디(parody) 혹은 백래시

(backlash)

3. 제주 <메고할망> 설화와 본풀이: 여성의 ‘분노’와 ‘고통’에 대한 응시

4.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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